벨팅 H[방콕뮤직]

페르난도 오르테가(Fernando Ortega) 

“Give me Jesus”

  “여태 작업했던 그림이 왜 안 보이는 거지?” 이런 질문을 반복하다가, 포토샵 배우기에 시들해 진 적이 있습니다. 사진을 편집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레이어(Layer)의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급하게 무언가를 완성하려 들다보면, 기본기를 가벼이 여기게 되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차분하게, 천천히 기본이 되는 층위(Layer)의 개념을 이해하고, 내 작업물이 본판의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 투명한지, 색으로 채워져 있는지 잘 구분해내야 멋진 작업을 완성할 수 있지요. 우리의 일상에도 구분해야 할 층위의 개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라는 본판이 지금은 코로나19로 덮여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이 잘 보이질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상의 이면으로 흐르고 있는 귀한 시간의 단위도 잘 보일 리 없습니다. 바로 ‘사순절’입니다. 올해는 2월 26일 ‘재의 수요일’로 부터 시작되어 4월 12일 부활절로 이어지게 됩니다. 무엇이 우리를 덮고 있는지, 무엇이 우리 아래 감춰져 있는지, 우리 일상을 기준으로 다시 그 층위(Layer)들을 살펴보며 우리 생명의 기본이 되는 것들을 찾아 되새길 시간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는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여정을 잘 따라가야 합니다. 고난의 이해 없이 부활을 즐기는 태도, 고난에 몰입되어 부활을 망각하는 태도 모두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난과 부활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한 몸에 지니신 예수그리스도를 따라가야 합니다. 

 이 시기에 여러분들에게 페르난도 오르테가(Fernando Ortega)의 노래 “Give me Jesus”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원곡 버전

- Ruth Graham Tribute 버전

Give Me Jesus

In the morning when I rise
In the morning when I rise
In the morning when I rise
Give me Jesus

When I am alone
When I am alone
When I am alone
Give me Jesus

When I come to die
When I come to die
When I come to die
Give me Jesus

Give me Jesus Give me Jesus
You can have all this world
But give me Jesus

 노래는 단순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노랫말도 그렇습니다. 굳이 번역이 필요 없을 정도의 쉬운 단어들로만 이뤄져 있지요. “아침에 눈을 뜰 때도, 외로울 때도, 죽음 앞에서도 예수님을 주세요” 페르난도 오르테가의 고요한 연주와 깊은 목소리에 마음을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예수님의 온화한 얼굴을 대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을 달라고 노래하고 있는 걸까요? 그저 자신의 삶을 보호해 줄 수호신이 필요해서 일까요? 우리 모두 아는 것처럼,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그렇지 않지요. 자신의 안위와 평안만을 위해서 그분을 달라고 노래하는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 부르진 않을 겁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 배우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 순종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순간에 이렇게 노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Give me Jesus”. 기꺼이 고난 속으로 순종하며 걸어가신 이유가 이웃을 향한 ‘사랑’이기에 그리스도인은 그렇게 사랑하기 위해서 ‘지금’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우리 함께 잠잠히 노래합시다. “Give me Jesus”.





이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