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칼럼

"어릔이"

라는 글자를 보면 다들 오타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의도가 담긴, 일부러 이렇게 적은 글자입니다. ‘어릔이’라는 글자는 ‘어른’과 ‘어린이’라는 두 단어를 억지로 합쳐 놓은 모양새입니다. 몇 년 전, 부산의 한 교회에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표어를 내걸었는데, 바로 그것이 ‘어릔이’라는 글자였습니다. 그 표어 옆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어른과 어린이는 함께 할수록, 어른은 어른답고 어린이는 어린이다워 집니다.”

 추측해보자면, 어른들에게는 순수함이 필요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본받을만한 어른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조언을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너희들의 믿음이 조금 더 어린아이 같아 질 필요가 있단다.”

 교회 안에서 어른과 어린이가 가장 서로 어우러지는 때가 언제냐고 한다면 다들 어린이 주일을 생각하실 것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위해 선물과 게임 등을 준비하고, 어린이들은 어른들 앞에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거나, 여러 공연을 하기도 하고… 말 그대로 교회가 ‘어릔이’가 됩니다. 

 하지만 이번 어린이 주일에는 교회들이 텅 비어 있네요. 보통의 날들 보다 더욱 허전한 기분이 듭니다. 비록 우리가 함께 얼굴을 마주할 수는 없지만, 함께 손을 맞잡을 수는 없지만… 어린이 주일을 맞이해 마음만이라도 ‘어릔이’가 되는 것은 어떨까요? 잃어버린 순수함을 다시 끄집어내고, 내가 주변 어린 아이들에게 본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도 하고, 실천도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과 어린이는 함께 할수록, 어른은 어른답고 어린이는 어린이다워 집니다. 우리 마음 속에 성숙한 어른의 모습과 순수한 아이의 모습이 공존하길 소망합니다.

이규용 전도사(함께하는 교회)

P.s. 혹시 이 글을 읽고, ‘아 나는 조금 더 어른스러워 질 필요가 있다’ 라고 생각이 드신 분들 계시다면 010-2049-9123으로 연락주세요! 코로나가 끝나면 특별히 비전랜드 교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