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corn각

예수는 역사다(2017)

  2000년 전 예수의 죽음과 부활. 그 놀라운 사건이야 말로 기독신앙의 핵심이고 믿음의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으로 믿기 어려운 육체적인 죽음 후 부활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 때문에 많은 무신론자들에게 의심과 공격을 받는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도 현실의 오류에 빠져 부활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삶이 분주하고 버거울 때 마다 주님의 십자가는 내 마음 한 구석으로 밀리게 됩니다. 사실, 그 십자가가 전부인데 말입니다.

이번 팝콘각에서는 부활절을 맞아 시의성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원작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예수는 역사다> 입니다.

 이 영화는 시카고 트리뷴의 기자로 활동했지만 스스로 예수의 부활에 대한 증거를 찾으며 회심하고 목회자의 길로 나가게 된 리 스트로벨(Lee strobel)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화의 제목 역시 그가 집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철저한 현실주의자 입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가정 환경에서 오는 결핍이 그를 냉소적인 인간으로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는 자기 신문사 벽에 걸려 있는 문구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엄마가 사랑한다고 해도 확인 할 것”

 영화는 이러한 주인공의 심경을 대변하듯 초 중반부 까지 주인공의 장면 곳곳에 이 문구를 등장 시킵니다. 체크하고 확인되는 것 만이 진실이고 사실이라는 주인공의 신념에 힘을 실어주기라도 하듯 그는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자신의 성향이 저널리스트의 미덕이라 여기며 또 그런 자세로 승승장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어느 날 우연히 식당에서 사탕이 목에 걸려 죽을뻔한 자신의 딸을 한 간호사가 구해주는 것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감사인사를 하는 아내에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게 되고, 그의 아내는 간호사를 따라 교회를 가보게 됩니다. 그녀가 찾았던 교회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윌로우 크릭(Willow creek community church)’ 입니다. 그렇게 신앙을 가지게 된 아내를 보며 주인공은 위기를 느낍니다. 무신론자인 그가 보기에 자신의 아내와 가정을 종교에 뺏기게 된다고 생각했고 급기야 그는 기독교가 모두 사기라는 것을 밝혀 아내를 구하기 위해 기독신앙의 핵심인 예수의 부활이 거짓임을 밝히는 일에 착수하게 됩니다. 

 특유의 기자정신을 발휘해 집요하고 끈질긴 취재를 해 나가는 그는, 그러나 부활에 대해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2000년 전 그 사건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증거, 사실, 증인, 과학적 근거 등 할 수 있는 모든 다양성을 통해 부활이 허구였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하지만 그럴수록 그가 만나는 모든 근거들이 예수가 분명 십자가에서 죽었고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실제 영화는 다양한 각도에서 에수의 부활사건이 진실일 수 밖에 없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주인공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과 대조적으로 그가 만나는 권위자들의 여유롭고 담담한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동시에 그는 지역사회 경찰과 갱단의 총기사건을 취재하면서 팩트에 대한 중요성을 잊은 채 정황과 가정 만으로 경찰과 조직원의 잘못된 기사를 연재하게 됩니다. 자신이 허구라고 확신하는 일에는 계속해서 진실과 증거가 쏟아지는 반면 기자로써 본인 스스로가 잘못된 진실을 날조하고 왜곡해 그것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되는 흐름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예수의 부활을 더 뚜렷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주인공의 편협하고 베타적인 내면, 그리고 그를 향한 주변 인물들의 안타까운 마음과 격려를 함께 보여줍니다. 결국 그는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신이 왜 십자가를 져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깨닫고 마음이 녹아내리게 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랑” 이었습니다. 

 원작을 영화화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흥행의 유무를 제외하고 원작의 중요한 포인트를 잘 담아냅니다. 또한 무신론자 혹은 불신자라 해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증거들을 통해 예수의 부활에 대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반대로 기존의 그리스도인에게 그간 잊고 있었던 십자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성적으로 이해되는 것 만이 진실이라 믿는 주인공이 한 발 한 발 십자가의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은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무신론자 에게나 그리스도인 에게 충분히 흥미를 느낄 만 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부활절을 맞아 예수님의 십자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ll right, god.
You 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