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순서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로마정권은 모든 것이 끝났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한알의 밀알이, 사도바울과 11제자에게 심겨졌고
그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제자들과 사도바울이 순교하고 난 뒤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밀알이 초대교회 공동체에 심겨졌고
그들을 통해 예수가 전해졌습니다.

물에 빠져 죽임 당하고, 목이 베이고, 사자의 먹이가 되는 극심한 고통 가운데에서도 
초대교회 공동체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 토대 위에 그리스도의 교회가 세워졌고, 오늘 우리의 예배가 있게 된 것입니다.

고난주간에 드리는 가정예배를 통해 그러한 믿음의 유산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또 나를 통해 흘려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4월 5일 가정예배

조용한 기도 (시편23:4)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찬송 (146장 “저 멀리 푸른 언덕에”)

1) 저 멀리 푸른 언덕에 그 십자가 위에 주 예수 나를 위하여 못 박히셨도다

2) 그 흉한 십자가에서 한 없는 고통을 이 세상 사람 위하여 당하신 것 일세

3) 그 흘린 보배피로써 날 속량 했으니 저 하늘문을 여시고 날 인도하시리

후렴) 그 귀한 주의 사랑이 날 구원하시니 그 사랑 나도 본받아 주 위해 힘쓰리 아멘

기도 (다같이 한 목소리로)

오, 주님. 저는 오늘 강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평안과 안식은 없고 분명한 두려움만 있었습니다. 오, 주님. 두려움을 이기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듭니까? 당신의 사랑으로 저의 두려움을 내쫓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듭니까? 

이 두려움을 극복할 만한 힘이 제게는 없습니다. 오, 주님. 이 세상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의 두려움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로 바꾸어 주십시오. 

그 기도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격려하게 하소서. 그래야 저의 어둠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 주님. 당신도 두려움을 아십니다. 오, 주님 저의 두려움이 당신의 두려움에 속하게 하사, 그것이 저를 어둠이 아닌 빛으로 이끌도록 해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헨리 나우웬 Henri J.M.Nouwen, 1932-1996)

성경말씀 (시편 23편 (새번역))

1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

2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3  나에게 다시 새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4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5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6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

말씀 <내 잔이 넘치나이다.>

(김신애 목사 (평화교회연구소 운영위원)

  시편 23장은 눈으로 읽어도, 소리내어 읽어도, 외워서 암송해도 언제나 마음에 힘을 주는 구절입니다.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골짜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에 의지해 무릎을 펴고 허리를 세워 왔을까요? 어느 해 보다 막연한 긴장과 고독 속에 지내는 사순절에 말씀을 통해 지혜와 희망으로 채워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1348년부터 무려 300년 동안이나 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돌아 무려 4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이 원인도 없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상황에서 어떤 이들은 마녀사냥의 광기에 먹혀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 비난하고 분노를 쏟아낼 상대를 필요로 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위기 속에서 바른 가르침을 세웠어야 할 교회도 방향을 잃고 오히려 사람들의 공포에 기생해 각종 부패와 미신을 일삼았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종교개혁이었습니다. 루터는 사상 최악의 전염병 앞에서 이성을 잃은 사람들을 향해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고, 신뢰하고 행동하십시오. 약을 먹고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십시오. 할 수 있거든 사람과 장소를 피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종교개혁가들은 주님의 은혜가 교회당에만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동행하며 그 뜻에 순복하는 모든 이에게 언제 어디서나 함께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마스크를 써야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표정이 보이지 않고 말소리도 흐릿하니 대화가 영 개운치 않습니다. 이런 시국에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이들은 몇 배로 더 고단하고 어려웠던 사람들은 한층 더 어렵다고 하니 마음이 쓰입니다. 교회를 향한 그리움이 하루 하루 깊어갑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말씀 안에서 연민과 연대를 굳건히 하고 서로를 향한 정다운 손길을 잃지 않는다면 오히려 교회와 사회가 더욱 새로워지고 믿음과 사랑의 본질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없더라도 기도와 말씀 안에 거하며 불안히 여기지 마십시오. 지금은 주님께서 일하시는 때입니다.

 “주님께서는 노도같이 밀려드는 원수들 앞에서 나에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내 잔이 넘칩니다.” 하는 다윗의 고백이 오늘, 여기서 드려지는 우리 예배의 고백이 되길 축원합니다.

찬송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

1)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맑은 가락이 올려나네 
하늘 곡조가 언제나 흘러 나와 내 영혼을 고이 싸네

2) 내 맘속에 솟아난 이 평화는 깊이 묻히인 보배로다
나의 보화를 캐내어 가져갈자 그 아무도 없으리라

3) 내 영혼에 평화가 넘쳐 남은 주의 큰 복을 받음이라
내가 주야로 주님과 함께 있어 내 영혼이 편히 쉬네

4) 이 땅 위의 험한 길 가는 동안 참된 평화가 어디 있나
우리 모두 다 예수를 친구 삼아 참 평화를 누리겠네

후렴)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주기도문(다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않게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